'코로나 장례 대란'에 두 번 우는 유가족들

입력 2022-03-16 17:34   수정 2022-03-24 16:36

코로나19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화장터 예약난과 근조화환 수급 불안 등이 심화하고 있다. ‘장례 재난’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화꽃 수입이 급감해 화훼업계에서 근조화환이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장례지도사들은 화장터 예약을 위해 자동예약프로그램(매크로)을 사용하고, 유가족들은 비용 부담을 감수하고 다른 지역으로 원정 화장에 나서고 있다.
국화꽃 1만원→5만원 폭등
1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하루평균 전국 화장 건수는 1110건에 달했다. 최근 3년간(2018~2021년) 3월의 하루평균인 719건보다 54.4% 증가한 수치다. 9일부터 6일 연속 코로나19 사망자가 200명대를 기록하며 사망자 수가 급증한 탓이다.

이에 따라 조문객들은 근조화환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조화환 수요가 급증한 데 비해 중국산 국화꽃 수입은 줄었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1시 근조화환을 당일 두 시간 이내에 배송하겠다고 홍보하는 업체 열 곳에 문의했으나, 9개 업체는 당일 서울 배송이 모두 마감된 상황이었다. 당일 배송이 가능한 업체는 한 곳뿐이었다.

국화꽃 가격도 치솟았다. 화훼업계에 따르면 도매가로 한 단(20송이)에 1만~2만원 하던 국산 대국 가격은 이달 들어 5만원까지 올랐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최모씨는 “화환 하나에 들어가는 국화 꽃값만 원가로 15만원이고 리본값, 대값, 배송비, 인건비까지 더하면 20만원 정도”라며 “소비자 가격은 10만원대에 묶여 있어 주문을 받아도 남는 게 없다”고 했다.

이처럼 국화꽃 가격이 폭등한 원인은 중국산 국화꽃 수입 물량 감소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에서 수입한 대국은 341t(㎏당 2.65달러)에서 지난달 180t(㎏당 3.2달러)으로 줄었다. 경남 창원시에서 45년째 대국을 재배하고 있는 변태안 씨(68)는 “국내 대국 농가가 몇 년 새 4분의 1로 줄어들면서 국내 소비량 대부분을 중국산에 의존하고 있다”며 “물류비 상승 때문에 수입량이 줄고, 중국산 꽃값도 올랐다”고 했다.
10배 비용 부담 안고 원정 화장
화장시설도 부족하다. 장례지도사들은 화장터의 새 예약창이 열리는 밤 12시께 마우스 자동이동 및 클릭 매크로를 사용해 예약을 시도하고 있다.

가까스로 다른 지역 화장시설 예약에 성공하면 유가족들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관내 요금에 비해 관외 사용료가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16일 기준 관내·일반 서울추모공원 화장시설 이용료는 12만원이지만, 인천가족공원 화장시설의 관외·일반 이용 요금은 1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동비용 등을 합치면 비용 부담은 10배가량 늘어난다.

장례지도사 정모씨(44)는 “서울의 경우 화장터를 구하지 못해 강원도까지 가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각종 비용 부담은 물론 장례 장기화로 직장 복귀까지 지연되는 삼중고를 겪어야 한다.

병원 입장도 난처하기는 마찬가지다. 장례 기간에 고인을 임시로 모시는 안치 냉장고가 장례가 끝나고도 화장터를 구하지 못한 이들로 꽉 찼기 때문이다. 한 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모실 곳이 없어 시신을 며칠간 상온에서 두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긴급 대책을 내놨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16일 “전국 60개 공설 화장시설의 운영시간을 2~6시간 연장하고, 하루 1044명 수준인 화장 가능 인원을 1580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최예린/이광식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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